인생을 돌이켜보면 나이에 따라 읽는 책의 종류가 달라져왔다. 어릴 때에는 학교 쉬는 시간에 도서관에서 문학 전집을 읽다가 입시와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책과 점점 멀어졌다. 이후 전공 과제를 위한 경제, 경영 등 비문학 도서들을 접하면서 자연스레 책을 통해 얻는 감수성이 메마르기 시작했다. 최근 여유 시간이 생기면서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틈틈이 문학과 비문학 도서 둘 다 읽고 있지만, 유독 자기계발 분야 도서들은 손이 가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하여 생각해보자면 '자기계발은 타인에 의하여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의지와 삶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된다.' 라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관계와 사건들, 그리고 그 속에서 나 자신이 소모됨에 따라 감정 기복이 주기적으로 높아졌으며 때로는 이 감정들의 수위가 높아져 마음의 댐을 허물어 나와 내 주변을 힘들게 만들었다.
그렇게 번아웃에 허덕이던 어느 날, 이 책을 발견하였다. 책의 제목은 매우 직관적이었으며,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 또한 단순했다. '감정 기복에 너무 애쓰지 말고 나 자신을 받아들이자.'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떠올리는 다짐이지만, 정작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감정과 마음이 사람 뜻대로 조절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크고 사소한 갈등과 범죄들이 발생하고 평정심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나온 작가의 조언을 통해 마음이 한층 더 따스해지고 이전보다 감정에 대한 포용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책에서 본 다양한 구절들 중 특히 '모든 기분에는 원인이 존재한다. 후회의 밑바닥에는 '바라고 원했던 것'에 대한 당신의 간절함이 자리 잡고 있다. 마음이 컸던 만큼 기대가 크고, 당신이 진심이었던 만큼 후회의 크기고 크다. 후회는 당신이 그만큼 진심이었다는 증거다.' 라는 내용이 마음에 와닿았다. 지나간 과거 중 창피했던 순간, 놓쳐서 후회하는 순간들은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에서 자꾸 튀어나오려고 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순간들이 괴롭고 과거를 놓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매 순간 진심으로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는 점에 집중하기로 했다. 외부보다 내면에 집중하는 단단한 중심을 가지길 바라며.
하루에도 여러 번, 크고 작은 일로 기분이 상하기도 하고 마음이 깨지기도 한다. 마음만큼 다루기 어렵고 섬세한 것이 또 있을까. 그럼에도 우리네 삶은 계속 이어진다. 도저히 웃어줄 여유가 없는데도 웃어야 하는 때가 있고, 누군가를 배려할 기분이 아님에도 친절을 베풀어야 하는 때가 있다.
감정기복이 심한 편입니다만(박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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