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맥쿼리인프라 주가 흐름
맥쿼리인프라는 2002년 설립, 2006년에 코스피에 상장된 국내 인프라 투자 펀드이다. 호주 맥쿼리 그룹 산하 한국 맥쿼리자산운용에서 운영하며 국내 유료도로, 교량(다리), 터널과 같은 인프라 자산의 신설 및 운영,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주주에게 배당금을 분배한다. 2024년 9월 30일 기준 맥쿼리인프라의 지분은 국내 투자자가 88.2%, 해외 투자자가 11.8% 보유하여 국내 투자자들에게 압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종목이다.
맥쿼리인프라는 안정적이고 높은 배당 수익률로 유명한 종목으로 최근 10년 동안 주가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22년 이후 맥쿼리인프라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코로나 이후 글로벌 긴축적 통화정책이 확산되면서 전반적으로 증시가 조정받은 점을 생각하면 단기적 주가 하락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맥쿼리인프라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맥쿼리인프라 주가 하락에 대한 원인은 아래의 4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1) 미국과 한국 주식 시장 디커플링
2) 리츠주 부진
3) 발해인프라펀드 흥행 실패
4) 맥쿼리인프라 유상증자, 배당률 하락, 보유 자산 우려
1) 미국과 한국 주식 시장 디커플링
-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양호한 경제 성장 영향으로 글로벌 주식 대비 미국 주식 선호도 및 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 이 와중에 한국의 경우 경기 둔화, 주요 산업의 부진(TSMC 대비 삼성전자 기술력 약세, 2차전지 배터리 분야 중국 대비 약세),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정치적 리스크 증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2024년 주요국 대비 지수 수익률은 더욱 부진했다.
- 맥쿼리인프라 또한 한국 인프라에 투자하는 코스피 상장 주식이기 때문에 주가 지수 하락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2) 리츠주 부진
- 아래 두 개의 기사를 토대로 봤을 때 결국 리츠주 수급 불균형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했다는 생각이 든다.
- 공급 측면에서는 한국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국내 리츠들이 사이즈를 키우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주식 수가 증가하였다.
(올해 하반기 신한알파리츠, 한화리츠, 롯데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등 7개 상장리츠가 총 1조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진행하였다.)
-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의 리츠 운용 자금이 감소하면서 수요가 줄어들었다.
- 주식의 숫자는 늘어나는데 투자자가 없으면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
- 맥쿼리인프라 또한 국내 리츠주와 궤를 같이하기 때문에 리츠주의 부진으로로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
3) 발해인프라펀드 흥행 실패
- KB자산운용에서 출시한 발해인프라펀드가 수요예측 부진 및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아무래도 리츠주 투심이 안 좋은 상황인데다 KB발해인프라 투자자산 비중의 70%가 대구-부산 고속도로로 자산 쏠림이 있기 때문에 흥행 부진을 겪은 것 같다. 맥쿼리인프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산의 퀄리티나 구성 비중이 좋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 국내 규정상 인프라펀드와 리츠 등 부동산 재간접 투자 상품은 상정적격 심사 없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한다. 부동산, 인프라는 상품 특성 상 미래 발생할 수익에 대한 가정(이용료, 이용승객의 숫자 등)이 많이 들어가게 되는데, 최소한의 상장 예비심사도 받지 않고 이러한 상품을 상장시키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우 불리한 제도라고 생각이 든다. 기관 투자자들이야 알음알음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가 있지만, 개인들 입장에서는 연 7.7%의 배당 수익률을 준다는 정보만 믿고 투자하기 때문에 실제 수익성이나 사업성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어렵다.
- 발해인프라펀드 또한 상장 예비심사를 받지 않았으며, 수요예측 흥행 부진에 따른 미매각 주식 물량은 KB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에서 3개월간 의무 보유하기로 결정했다. 증권사 의무 보유 물량을 감안하면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은 총 주식 수의 7.4% 수준이라고 한다. 3개월 이후에는 증권사들이 보유한 발해인프라 주식 매각을 시작할테니 한동안 주가 상승 여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4) 맥쿼리인프라 유상증자, 배당률 하락, 보유 자산 우려
- 국내 인프라 펀드는 이익의 90% 이상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할 경우 세제혜택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버는 돈을 대부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구조이고, 맥쿼리인프라 또한 이 점을 활용하여 수익의 대부분을 연 2회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맥쿼리인프라의 가장 큰 매력은 연 2회 지급하는 높은 배당금, 그리고 매년 꾸준히 상승하는 배당금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우상향하는 주가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장기보유하는 종목이다. 하지만, 2024년 상반기 맥쿼리인프라의 배당금은 전년 대비 감소하였고, 이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매도하면서 주가가 하락하였다.
- 맥쿼리인프라의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보유 자산의 56%는 유료도로, 8%는 항만, 3%는 철도, 19%는 도시철도, 14%는 디지털(데이터센터)로 자산이 안정적이고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 문제는 맥쿼리인프라의 안정적인 수입을 담당하던 유료도로들의 정부수입보장기간이 대부분 마무리되었다는 점이다. 최소운영수입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란 정부가 인프라의 실제 운영 수입이 민간 사업자의 예상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수입의 차액을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맥쿼리인프라의 경우 서울-춘천 고속도로, 인천대교, 백양터널 등 유료도로들의 수입 보장이 끝나가고 있고, 향후 2027-2028년에 수정산터널과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도 MRG가 마무리되면서 실적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북선 도시철도, 하남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올해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였고, 이는 맥쿼리인프라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2024년 3분기까지 맥쿼리인프라는 총 4,931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하였으며, 이는 유상증자 전 총 발행주식 수의 9.9% 수준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와 하남 데이터센터 매입에 사용하였다.
- 맥쿼리인프라의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4년 3분기 운용 수익 및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6.8% 하락한 744억원, 546억원이며 이는 24년 7월 1일부터 시행한 (주)비엔씨티 후순위대출 약정 조건 변경과 차입금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에 기인하였다. 비엔씨티는 부산항 신항 2-3단계 컨테이너부두 민간투자시설사업으로 맥쿼리인프라가 2012년에서 2040년까지 본 사업을 운영, 유지 및 관리하기로 했다. 현재 맥쿼리인프라 투자 포트폴리오의 8%의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다. 기존에는 본 사업에 따른 후순위대출 이자율이 12%로 고정되어 있었는데, 올해 4월말 비엔씨티와의 후순위대출 약정서 조건 변경을 통해 비엔씨티 연간 실적 및 유동성에 따라 이자율 6-12% 수준으로 수취하기로 했다. 항만의 경영 환경을 고려하여 협의했다고 하는데, 어쨌든 맥쿼리인프라 입장에서는 수입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국내 주식시장과 리츠주가 부진한 가운데, 내수 경기 둔화에 따른 인프라 수입 감소, 유상증자 영향으로 맥쿼리인프라의 주가가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향후 투자 방향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어제 발표된 하반기 예상 분배금은 주당 380원으로 전년 하반기 대비 10원 하락하였다. 12월 11일 기준 맥쿼리인프라 주가는 11100원으로 연초 이후 10.8% 하락한 수준이고, 하반기 예상 분배금을 적용하면 배당수익률은 3.42%(연 환산 시 6.84%) 수준이다. 전년 말의 경우 12월 29일 주가 기준으로 맥쿼리인프라의 하반기 배당 수익률이 3.1%였던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하락했을 때 오히려 매수하는게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아무래도 국내 인프라 투자에서 맥쿼리인프라가 차지하는 위치도 있고, 계속 신규 포트폴리오를 편입하고 데이터센터 등 시대에 맞춰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점을 생각했을 때 주가가 빠지면 오히려 추가매수의 기회로 삼는게 좋을 것 같다. 다만, 위에서 열거한 이유들로 인해 맥쿼리인프라의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